끝을 보는 용기

Spring 본캠프 Day 030 - 미니 프로젝트 40%, 책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읽기 20%

writingforever162 2024. 11. 5. 22:57

'회복탄력성이 정말 필요하겠다.'

 

어제는 몸이 힘들었다면 오늘은 마음이 고되었다. 전자일 때는 밤 9시를 맞이한 동시에 공부를 딱 끝내면 되지만, 후자일 때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오자, 며칠 전 스치듯 본 단어 '회복탄력성'이 떠올랐다. 회복탄력성은 '예상치 못한 위기를 겪게 되더라도 신속히 이전 상태를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인데, 이 능력이 부족하면 실패를 겪었을 때 좌절감의 늪에서 빠져나오질 못한다. 저녁밥을 먹은 뒤에는 포만감 덕분에 '그래, 강의 한두 번 들었다고 웹 페이지가 뚝딱 나올 리가 없잖아'라며 낙담할 시간에 코딩 한 번 더 하자고 마음먹을 수 있었으나, 직전까지만 해도 정말 정신력이 바닥났다. 

 

매일 열두 시간씩 공부하기가 힘든 이유는 단순히 체력 문제 때문만이 아니었다.


하루의 절반을 쏟아붓고도 시간 대비 눈에 보이는 결과물의 격차가 큰 탓이었다.

프로젝트 경험이 있는 팀원분도 있고, 나처럼 아예 처음부터 공부하는 팀원분도 있지만 미니 프로젝트 진행이라는 과제를 각자만의 학습으로 활용하기로 했었다. 내일 오전에 서로의 코드를 읽고 개선점을 주고받는 시간이 예정되어서 아침부터 VS Code와 씨름을 했는데, 키보드 키 그림 고작 두 개를 넣는 데에도 낑낑댔다. 이때 처음 '버겁다'고 느꼈다.

웹 퍼블리셔(Web Publisher) 경력이 있는 팀원분은 맨 밑에 구역을 나누는 느낌으로 줄도 긋고 화살표, 일명 마우스 커서(mouse cursor) 그림을 넣어 예쁜 디자인을 구현했다면, 나는 둘 다 못 넣었다. 줄 넣을 엄두는 아예 내지도 못하고, 그림은 어떻게 넣었는데 이런저런 시도를 해봐도 꿈적하지 않았길래 깔끔하게 포기했다. 아, 덧셈 부호(+) 또한 팀원분은 글자로 넣었다는데 나는 그럴 때마다 키보드 키 그림이 세로로 나열되어서 고민 끝에 그림으로 넣은 다음 어찌저찌 맞추었다.

 

혹시 프론트엔드(Front-end)가 적성에 안 맞아서 버거웠을까?

 

아니었다.

 

사전캠프 기간에 강의를 들으며 잘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은 들었을지언정 힘들다고, 적성에 안 맞는다고 생각하진 않았으니 단순히 적성이 안 맞아서 그렇다고 할 순 없었다.

 

두 번째 버거움은 팀원분들의 부탁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할 때 쳐들어왔다. 이래서 내심 경험과 지식이 나보다 더 많은 팀원분이 팀장 자리에 앉아주길 바랐다. 팀원분들은 항상 문제가 해결되면 고맙다고,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셨다. 한 일이라곤 기껏해야 팀원분이 작성해 준 코드를 복사해서 깃허브(GitHub)에 붙여넣기나 협업용 저장소(repository, 리포지토리) 새로 생성하기 뿐이었는데. 

 

이토록 입안에 쓴맛이 맴돌 줄 알고 사전캠프 때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이 들었나 보다. 신기하게도 단맛과 거리가 먼 감정을 글로 정제하다 보니, 어떻게 하향 곡선 타는 기분을 다시 끌어 올렸는지 그 답을 더더욱 찾고 싶어졌다.

우리 팀 규칙 0번을 지켜야 하니까. 무조건 지켜야 하는 규칙이라 1번도 아니고 컴퓨터처럼 무려 0번이다. 미안하다는 말을 내뱉을 순 없으니, 회복탄력성이란 도약판을 누구보다 힘차게 디뎌야겠다.

 

나를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습관 관련]

오늘은 정확히 6:59에 눈이 딱 뜨였다. 몸이 긴장한 모양이었다. 꿈쩍도 안 하는 그림 위치를 어떻게든 바꾸려고 씨름한 탓일까, 어제와 달리 컴퓨터 알람이 울릴 때마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칼같이 쉬는 시간을 챙겼다. 50분 앉아서 열중했다가 알람 소리가 들릴 때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라며 놀라곤 했다. 알람 맞추기를 정말 잘했다.

 

자투리 천을 모아 조각보를 만들 듯 쉬는 시간에 모니터를 등진 채 책장을 넘겼더니 『생강빵과 진저브레드』 책을 58쪽이나 읽었다. '빵과 수프' 목차대로 검은 빵, 건포도빵, 롤빵에 옥수수 팬케이크까지 배부르게 먹었다. 아무래도 마구잡이로 팽창하는 생각을 우뚝 멈춰 세우는 순간이 절실하긴 했다. 코드만 쭉 보다가 다른 분야 책을 펼치면 그 자체로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 들고, 십 분 동안 나들이 갔다 돌아오면 코드를 더 차분한 자세로 읽을 수 있었다. 겸사겸사 영어 공부, 번역 공부 등등 언어 공부 의욕이 샘솟기도 했고.

오늘은 또한 깃허브에 잔디를 처음 심은 날이기도 했다. 저장소를 새로 생성하니, 마침내 프로그래머스에서 코딩테스트 문제를 정확하게 풀었을 때 잔디가 파릇파릇 자라났다. 드디어 꼬박꼬박 TIL 작성하기 외에 또 다른 데일리 루틴(Daily Routine)을 병행할 용기가 났다.

데일리 루틴에는 입문 단계 문제부터 물방울로 표시되는데, 강의 한 종류만으로 모든 지식을 섭렵할 순 없으니 기초 문제 또한 쭉 풀어보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공부와 프로젝트 모두 챙기는 방향이 꽤 괜찮게 느껴진다.

 

쉬는 시간을 챙긴 결과, 눈 피로도가 확실히 전보다 덜했다.

 

끝까지 달릴 수 있겠다.

 

[24.11.06 추가] 아침에 스트레칭과 허리 근력 강화 운동으로 각각 10분씩, 점심시간과 저녁 시간에는 각각 20분씩 총 합치면 대략 60분가량 운동했다.

 

[인용 및 참고 출처]

1. 단행본: "와이어 프레임", 최원영,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티더블유아이지, 2020, 192쪽, (2024.11.05)

2. 구글 검색: Microsoft, "What is HDD and SDD?", All about SSD and HDD, (2024.11.05)

 

[학습 관련]

1. 와이어프레임(Wireframe): 애플리케이션이나 웹 페이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어떻게 동작하는지 기획한 문서 

 

2.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22쪽: 변화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를 정해놓고 만드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 IT 산업은 점진적으로 발전한다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 '프로젝트'라든지 '과제'라는 단어가 귓가에 날아들면 이상하게 '흠잡을 데 없는 결과물'이라든지 '완벽한 상태'를 추구해야 할 듯한 무언의 압박에 짓눌린다. 지금 진행하는 미니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든 이 특징을 잊지 않아야 종착지에 도달할 수 있을 거다. 이 문장을 마음속에 새겨두고 싶었다.

 

3.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48: CPU는 컴퓨터의 머리이고, 보조기억장치인 HDD와 SSD는 컴퓨터의 창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HDD와 SDD: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DD)는 현재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저장 장치로,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보다 작고 빠르다. SSD는 또한 소음이 없으며 SSD를 사용하면 컴퓨터가 더 얇고 가벼워진다.  

Solid-state drives (SSDs) are the most common storage drives today.

▶ SSDs are smaller and faster than hard disk drives (HDDs).

▶ SSDs are noiseless and allow PCs to be thinner and more lightweight.

 

[기타 사항]

오늘따라 유독 단어 'Spring'이 참 마음 깊이 와닿는다. 오늘같이 한겨울인 척하는 날씨에 더욱 그리운 '봄' 말고도, 회복탄력성의 대표 명사인 '용수철'까지 의미하니까.